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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제공 |
2014년 바버렛츠로 데뷔한 안신애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 위해 다년간 노력했으나" 부침을 겪고 지쳐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반강제로 활동을 할 수 없게 됐고, 안신애는 "음악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란 생각 끝에 '가수 활동'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평생 서울에서 살아왔던 안신애는 제주도로 이주했다. "다른 일을 시도해 볼 타이밍"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제주도에서 그는 목공도 배워보고, 귤 따기 알바도 해보고, 영어 과외도 해보는 등 '음악 외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며 다양한 삶을 경험해나갔다.
그러다 제주도 생활 약 3년 만에 안신애는 '소속사 피네이션 수장' 싸이의 DM을 받으며 2023년, 가수로 강제 귀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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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제공 |
안신애는 이 이야기들을 새 EP '디어 라이프(Dear LIFE)'에 담았다. '디어 라이프'는 음악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삶에게 주어진 무궁무진한 가능성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여정을 그린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사우스 투 더 웨스트(South to the West)'다. 제주를 사우스, 서울을 웨스트에 비유했다. 안신애는 "피네이션과 연락하게 되면서 서울과 제주를 자주 왔다 갔다 하게 됐다. 제가 제주도에서도 꽤 시골에 살았는데 서울에 와서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서 피네이션 사옥까지 걸어가는 동안 힙하고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을 보면 제가 시골쥐처럼 느껴졌다. 가로수길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시골쥐 같은 거다. 그러고 나서 제 작업방을 얻고 캐리어를 푸는데 이 노래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어떻게 보면 제가 주눅들 수도 있는 환경이지 않나. 서울엔 당당해 보이고 프로페셔널하고 멋진 옷을 입고 멋진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저는 갓 시골에서 귤 따다가 올라온, 조금은 특이한 삶을 사는 사람이지 않나. 근데 저는 여러 삶을 살고 있더라. 자연과 교감할 수 있고, 강남 한복판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들어오면 내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는 거다. 결국 나다운 게 힘이고, 그걸 믿고 열심히 나아가면 즐거운 삶이 펼쳐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메시지가 필요한 분들이 저 말고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전적인 이야기지만 가장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공감을 끌어내고 영감을 주는 게 아티스트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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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제공 |
피네이션에 들어오며 안신애는 "음악관과 세계가 확장됐다"고 표현했다. 서로 재능을 교감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실제 이번 앨범에는 같은 소속사인 크러쉬가 수록곡 '러버 라이크 미(Lover Like Me)' 피처링에 참여했고, 화사가 '사우스 투 더 웨스트' 뮤직비디오를 지원사격했다.
안신애는 "일단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는 부분이 저한테는 큰 변화다. 이전에는 작곡가로서 다른 아티스트 분들과 교류를 많이 했다면 지금은 동료 아티스트로서, 헤이즈, 화사, 크러쉬도 있고, 무엇보다 대표님 싸이 씨가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독보적인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들을 지켜보면서 교감하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게 인생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또 이분들과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겠나. 한 아티스트를 완성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인력이 뭉쳐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크게 체감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생활을 해 온 시간은 길지만 한 명의 대중음악 아티스트로서 체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주얼, 마케팅, 음악 제작, 헤메스, 뮤직비디오 감독 등 모든 사람들의 재능이 모여 아티스트라는 깔때기를 통해 세상으로 뿌려진다는 걸 경험하고 있다. 사람들의 서포트를 받으면서 음악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스펙트럼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사우스 투 더 웨스트'는 피네이션의 대표 작곡가, 유건형 프로듀서가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유건형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만들었다.
안신애는 "유건형 씨가 워낙 '강남스타일'로 유명하지 않나. 언타이틀이라는 그룹도 했고. 소위 닳고 닳은 상업 프로듀서의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만나보고 깜짝 놀랐다. 음악적 취향이 정말 겹치더라. 바이닐 레코드 마니아시다. 그 정도로 조예가 깊고, 음악 이야기가 끝이 없더라. 음악 만들면서도 같이 앉아서 작업하면 곡이 술술 나올 때가 많다. 이번 곡도 한창 곡을 같이 쓰던 시기에 장르적 아이디어를 줬다. 앞으로 유건형 씨와 만들 곡이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싸이 씨는 본인의 색깔이 확고하다. 대중이 들었을 때 어떻게 이해를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감이 분명하다. 두 분의 조언 아래에서 탄생한 작품이 '사우스 투 더 웨스트'다. 이 노래가 안신애라는 아티스트가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장점을 끄집어내면서도 굉장히 대중적인 감각으로 잘 풀어져 나온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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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제공 |
안신애는 스스로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도시에서도 살고 싶고, 시골에서도 살고 싶고, 선배들이랑도 교류하고 싶고 후배들이랑도 교류하고 싶다. 가능성에 대해 최대한 문을 열어두고 싶어 하는 성향인 것 같다. 가수 생활하는 지금을 경험이자 저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최대한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것들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서 연결고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저를 통해서 음악팬분들과 음악 환경이 조금 더 재밌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시골에선 시골쥐로, 서울에선 서울쥐로 변할 수 있으니까,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들, 제가 만들어낸 음악들을 통해서 음악을 필요로 하는 리스너 분들이 다양한 음악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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