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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순재 / 사진=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 캡처 |
28일 MBC에서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가 방송됐다. 내레이션은 고인과 독독한 인연을 맺어온 배우 이선진이 맡았다.
MBC는 올해 초 이순재의 허락을 받고, 인생을 정리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했다. 이순재의 급격한 병세 악화로 헌정을 위한 다큐로 제작 중이었으나, 영면에 든지 3일 만에 추모 특집으로 마련됐다.
이날 소속사 대표는 생전 이순재를 떠올리며 "이순재 선생님은 왼쪽 눈이 안 보이고, 오른쪽 눈도 100% 보이는 건 아니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선생님은 그 전이랑, 안 보였을 때랑 똑같이 연기 훈련을 하셨고, 더 해야 한다고 하셨다. 제일 가슴 아팠던 게, 안 보이니까 큰 소리로 읽어달라고 하셨다"며 "읽어주는 것을 외우겠다고 하셨다. 그때 참 가슴이 아팠다"고 얘기했다.
70년 연기 인생 동안 쉼없이 달려온 이순재. 연극 무대의 문도 끊임없이 두드린 이순재다. 뮤지컬 배우 카이는 "관객들의 반응, 웃음 가운데 선생님이 더 큰 에너지를 얻으셨다. 무대에 살아있는 것을 정말 사랑하는 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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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시간짜리 연극 '리어왕' 무대에 올라 방대한 대사량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무대에도 올랐다.
해당 연극 제작사 대표는 "걷지도 못하시고 말씀도 못하셔서 울면서 빌었다. 오늘 공연을 취소하자고"라고 얘기했다. 카이도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계속 말하셨다. 나 때문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반복하셨다.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을 끝까지 마치고 바로 그길로 응급실로 가셨다"고 얘기했다.
고인의 발인, 운구는 대학교 제자들이 맡았다. 제자들은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모습 덕분에 저희가 잘 크지 않았나 싶다"며 "다 기다려주시는 따뜻하고 유쾌하고 좋은 선생님이셨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정일우는 한참을 울었다. 그는 "감사하단 말씀만 드렸지,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못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소속사 대표도 "보고 싶다. 다음 생에는 조금더 일찍 뵙고 모시겠다. 다음생에도 꼭 저 만나요"라고 말한 뒤 오열했다.
백일섭도 "형. 그쪽 가시거든 또 연기할 수 있는 일 있으면 일을 하더라도 반으로 줄이셔라. 거기 남일우 형, 오현경 형 다 있으니까 모여서 고스톱이나 치며 그냥 행복하게 지내셔라"며 "저도 형님 나이에 갈 텐데, 조금더 있고 싶은데 모르겠다. 잘 가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서진도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주셨던 선생님. 당신이 있어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선생님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서진은 "선생님 이번 여행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한편, 이순재는 지난해부터 건강 문제로 치료를 이어오다 지난 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지난 27일 영결식이 거행됐으며, 고인은 이천 에덴낙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정부는 한국 문화계를 위해 헌신한 그의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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