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이자 국민 배우 고(故) 이순재가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나이를 잊은 열정으로 70년 연기 인생을 마침표를 찍은 이순재. 고인이 올해 초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남긴 수상 소감은 그의 마지막 말이 됐다.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고인은 지난해부터 활동을 중단하고 병원 치료를 받으며 복귀에 힘썼다. 여러차례 건강악화설이 불거졌으나 치료에 집중 중이라는 근황이 전해진 바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연기 인생 70년 동안 140편, 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장르도 가리지 않았다. 연극, 사극, 시트콤, 드라마, 예능 등으로 국민 배우, 현역 최고령 배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구순이 넘어도 열정은 식지 않았다. 200분 동안 진행되는 연극 '리어왕'에서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고,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KBS2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일정을 조율해 끝까지 작품을 완성해낸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순재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했다.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였다. 당시 후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순재는 "이 자리를 빌려 양해를 구하고 싶은 감사한 학생들이 있다. 아직까지 가천대학교 석좌 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하나하나 다 구체적으로 지도하는 수업이고, 작품을 정해 한 학기 동안 연습해 발표하는데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교수 자격 없다고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랬더니 학생들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처럼 드라마하시는데 잘하세요. 가르쳐주신 대로 저희가 다 만들어내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며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오늘의 결과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순재는 "늦은 시간까지 와서 이렇게 격려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또 집 안에서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는 그의 마지막 공식석상이 됐다. 또한 수상소감은 연예계 동료 선후배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지난해 5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말도 남겼던 이순재는 부고 소식 후 더많은 울림을 안기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상주에는 아내와 가족들이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에 엄수된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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