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성유진이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7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우승상금 2억70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성유진은 노승희와 동타를 기록,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어 4차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성유진은 시즌 첫 승,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지난 2023년 11월 S-OIL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승전보이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연장 승부 우승이다.

지난 2019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성유진은 2022년 1승, 2023년 2승을 수확하며 주목을 받았다. 2023시즌을 마친 뒤에는 해외 투어 진출에 도전해, 2024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했다.

다시 KLPGA 투어로 돌아온 성유진은 지난 8월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3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5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세를 몰아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KLPGA 투어 복귀 후 첫 승,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성유진은 선두 노승희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오전부터 대회장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성유진이 속한 챔피언 조는 예정보다 2시간 가량 늦게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성유진은 쉽게 경기의 흐름을 찾지 못했다. 5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더니 6번 홀에서는 보기를 범하며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성유진은 8번 홀에서 약 4.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9번 홀에서도 5.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 안으로 집어 넣으며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이후 2-3위권을 유지하던 성유진은 12번 홀에서 약 9.3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14번 홀에서는 절묘한 세컨샷 이후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반면 노승희는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그사이 성유진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노승희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다시 따라붙었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일몰 시간이 지나면서 연장전은 라이트를 켜고 진행됐다. KLPGA 투어에서 라이트를 켜고 연장전이 진행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팬텀 클래식(홍진주 우승) 이후 약 9년 만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1차 연장에서 버디, 2차, 3차 연장에서 파를 기록하며 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4차 연장에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노승희가 약 8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는 짧았지만, 성유진은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성유진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노승희는 성유진과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6월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노승희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준우승만 5회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노승희는 준우승 상금 1억6500만 원을 보태며 시즌 상금 12억7553만9754원으로 상금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대상포인트 부문에서는 456점을 기록하며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시즌 3승을 수확하며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방신실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후원사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김민별은 최종 라운드 한때 선두를 달렸지만 중반 이후 무너지며 6언더파 282타로 4위, 시즌 2승의 홍정민은 5언더파 283타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상포인트·평균타수 1위 유현조는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6위를 기록했다.

시즌 3승의 이예원은 이븐파 288타로 10위, 황유민과 고지우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이다연은 5오버파 293타로 공동 19위, 박현경은 8오버파 296타로 공동 35위에 포진했다. 한국 나들이에 나선 윤이나는 마지막 날 8타를 잃어 최종합계 10오버파 298타로 공동 4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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