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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넷플릭스 |
지난 6월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걸그룹 헌트릭스 루미, 미라, 조이가 K팝 아티스트로 활약하면서 무대 밖에서는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로 활약하는 내용을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지난달 27일 넷플릭스의 투둠(Tudum) 톱10에서 누적 시청수 2억3600만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 순위에 올랐다.
또한 14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차트 예고 기사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은 발매 12주 만에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앨범에 수록된 '골든'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에서 통산 4주째 1위를 기록했다.
그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의 7월 관람객 수는 74만2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를 넘어섰다.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의 까치호랑이 배지는 극 중 등장하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닮았다는 이유로 판매량이 급증해 품절 대란까지 발생했다. 북촌, 남산 타워, 낙산성곽 등 극 중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는 '케데헌 성지순례' 관광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김밥, 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렇듯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왔지만, 정작 국내 산업은 성과를 제대로 가져오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지식재산(IP)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돼 수익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 제작사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돌풍에도 한국은 빈손? 지식재산(IP) 주권 전략과 과제 정책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IP 활용 전략의 수립 및 콘텐츠 사업의 확장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윤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콘텐츠연구본부 본부장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콘텐츠가 제작 주체와 서사가 분리되면서 새 가치 사슬이 창출되는 과정이지만 제작과 유통 과정이 한국 외부에서 진행되는 구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은 자본력으로,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 대비 더 많은 투자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거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IP 확보를 위한 자본 조달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공유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경쟁력은 IP에서 나온다"며 "K콘텐츠 제작사 및 플랫폼이 IP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다채롭고 우수한 신규 콘텐츠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은 일본의 사례로도 증명된 바 있다. 최근 극장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이 그 주인공이다. '귀멸의 칼날'은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등 다양한 형태로 팬심을 겨냥하고 있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극장판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작품은 글로벌 OTT를 통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국내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OTT의 기회를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IP 확보 사례가 있었지만 이후 웹툰·굿즈 확장이나 애니메이션화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단계별 활용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디즈니가 모든 IP 확장에서 이해관계자에게 수익을 배분해 슈퍼 IP로 키워냈듯, 국내도 제작사·플랫폼·소비재 기업이 함께 이익을 나누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일본의 '귀멸의 칼날'처럼 모험적 투자와 자국 생태계 연계가 결합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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