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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 사진=팽현준 기자 |
18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극본 이해영·연출 이해영)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해영 감독,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이 참석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렸다.
'애마'는 영화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 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1980년대 초반은 성의 영화가 정책적으로 활발하게 제작되는 시절이었다. 또 모순적으로 강력한 심의가 있어 어떠한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기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2025년 입장에서 해석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애마'가 주는 상징성을 넓게 해석하고 싶었다. 시대의 욕망, 대중의 욕망을 응집하는 아이콘적이 존재로. 굉장히 많은 오해, 폭력적인 시선들에 맞서 싸웠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 애마로서 살았던 존재들이 겪고, 버텨온 것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작품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관련해 이 감독은 "고증을 최대한 충실하게 따르지만 갇히지는 말자였다"고. 그는 "볼 것, 들을 것들이 뻔쩍거릴수록 이 야만의 시대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란 메시지로 읽힐 수 있도록 했다"며 "원작 '애마부인' 안소영 선배와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충분한 공감도 쌓았고, 선배에 대한 존경심과 응원을 전달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안소영 선배에게 꽤 많은 영향과 영감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시청자분들도 느낄 것이다. 지금까지 답습되고 있는 병폐같은 게 있다면 '애마'에 등장하는 사회적 폭력성, 야만성을 사회 자체가 자각하며 깨어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다. 진짜 영화라는 것, 영화적인 순간은 과정과 현장 안에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자각하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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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이하늬 / 사진=팽현준 기자 |
이하늬는 외모와 말투 모두 80년대 탑 여배우 희란으로 분했다. 이하늬는 "너무 반가웠다. 옛날 시스템의 끝물을 언뜻 경험하긴 했다. 안타깝다고 체감하긴 했는데, 오히려 더 놀아보자는 판이 펼쳐져 더 적극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너무 반가웠다. 이런 식으로 80년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됐구나 싶은 생각으로 '애마'를 반갑게 맞이했다"고 작품의 첫 인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등장부터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고 금의환향하는 당대 최고 여배우로 등장한다. 노출 연기를 더 이상 안 하고 80년대를 새롭게 살겠다 결심하지만, '애마부인' 주연을 맡게 되면서 노출들을 강요당하고 그것을 이겨내고자 고군분투한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쓴 인물이다. 힐이 높은데 제가 힐을 너무 못 신는다. 편한 신발을 신고자 하면 바로 무전이 온다. 저는 최대한 하려고 하는데, 연기력이 부족했는지. 감독님과 호흡이 2번 째라 잘 아는 사이가 된 것 같다. 질리지만 치열하게 작업하지 않았나 싶다. 절대 속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톤을 잡아나가는 것이 고민이었다고. 그는 "80년대 서울 사투리, 톤들을 과감하게 작품에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에리카 부분도 더빙 톤이라 익숙하지 않았다. 지금 세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코미디로 보실까 싶은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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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방효린 / 사진=팽현준 기자 |
극 중 신인 배우 주애 역을 맡은 방효린은 당돌한 패기를 신선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방효린은 "나이트 클럽 탭댄서로 살면서 희란을 동경하다 오디션에 발탁돼 배우로서 성장하는 인물을 맡았다"며 "당차고 신념이 뚜렷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애마'하면서 체중 증량을 하고 탭 댄스, 승마를 배우면서 캐릭터에 다가갔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방효린 첫 인상에 대해 "신인 배우 본인이 연기하는 느낌을 바랐다. 오디션에서 많은 배우 지망생부터 배우들까지 몇 천 명을 만났는데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을 만나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한 오디션 끝물에 신주애가 나타난 것 같은 배우를 만났다. '마침내 만났다'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엉엉 울기도 했다. 주책맞게. 너무 오랜만에 진짜를 만났다는 감동이 정말 컸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한 진선규는 영화 제작사 대표 구중호 역을 맡아 욕심과 욕망을 재치있게 표현한다. 그는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남들이 보기엔 욕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나름대로 영화를 사랑하는, 상업적인 능력에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안 좋은 것은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점 때문에 진절머리 나는 것으로 표현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굉장히 나는 잘났다, 나는 뻔뻔하다, 나는 다 할 수 있다는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고 싶어 자신 있게 했다"며 "예전에 스쳐 지나갔던 분들의 모습을 많이 섞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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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진선규 / 사진=팽현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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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조현철 / 사진=팽현준 기자 |
2시간 동안 분장했다는 진선규다. 그는 "구중호 얼굴에 빛이 났으면 좋겠다, 색기가 있는데 밉지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기초만 9개, 매일 신부 화장을 하는 느낌이었다. 구중호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주셨다"고 말했다.
조현철 역시 영화 '애마부인'을 만든 신인 감독 인우 역을 맡아 작품을 향한 신인 감독의 고민과 분노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그는 "비전있는 감독인데, 주변에서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를 차곡차곡 쌓아두다가 한 순간에 폭발하는 인물"이라며 "감독님이 '그냥 와라'고 하더라. 촬영 당시 제 첫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라 인우가 느꼈을 감정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주변에 인우처럼 불행한 이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떠올린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하늬는 "간극이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거다. 80년대 애마와 완전히 다른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감독도 "'애마'라는 아이템을 떠올린 건 '천하장사 마돈나'를 찍었을 당시다.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들 자신이 없었기에 방치를 해놨었다. 20년이 훨씬 넘는 시기가 지났고 저의 시각이 넓어져 이야기를 꺼내들 수 있었다. 오랜 숙원을 풀 수 있게 돼 모든 것을 다 이뤘다는 느낌이다. 사랑까지 받으면 욕망이겠지만. 넷플릭스 덕분에 전세계 팬들에게 선보이게 될 수 있어 인생에 영화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애마'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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