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각자의 종목에서 정상을 찍은 선수들이 '여자 야구'를 매개로 한데 모였다. 박세리가 이끌고 추신수가 지휘하는,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을 야구팀이 탄생했다. 25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채널A 새 예능 '야구여왕'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박세리, 추신수, 이대형, 윤석민, 김민지, 김온아, 김성연, 신재호 PD, 강숙경 작가가 참석했다. '야구여왕'은 각기 다른 스포츠 종목의 '레전드 여성 선출'들이 야구라는 낯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스포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강철부대W' 신재호 PD와 '강철부대W' '피지컬100' 시즌 1·2를 도맡은 강숙경 작가가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국내에서 50번째로 새롭게 창단하는 이번 여성 야구단의 공식 팀명은 '블랙퀸즈'다.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박하얀,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소프트볼 아야카, 복싱 최현미, 사격 박보람, 조정 이수연, 축구 주수진, 아이스하키 신소정, 배드민턴 장수영, 테니스 송아가 최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리 단장과 추신수 감독의 탁월한 캐스팅과 입단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선수들은 '여성 야구'의 붐을 새롭게 일으키겠다는 대의 아래, 최종 목표인 전국대회 우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 ◆ 미지의 영역, 새로운 도전, 고유한 스토리 이날 신재호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강철부대' 당시 작가님과 현장에서 감탄을 많이 했다. 여성의 강인함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진정성이 뿜어져 나올지 고민했고, 다들 팀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여자 야구에 눈이 갔다. 그분들의 남다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구는 축구와 달리 기술이 갖춰지지 않으면 종일 해도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종목이다. 선수들을 함께 섭외하면 좋을 것 같아 가장 먼저 박세리 님께 단장직을 제안드렸다"며 "추신수 감독님을 섭외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감독 경험이 없어 자리에 대한 고민이 많으셨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면서 험난한 과정을 겪으셨고, 그런 스토리를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지 않나. 여자 야구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데 최적이신 분이라 판단했다"며 박세리, 추신수를 섭외한 이유를 언급했다. 또한 "'블랙퀸즈'는 이제 막 창단된 팀이기에 저희와 붙을 수 있는 팀들과 대진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싶다. 일 년에 네 번가량 전국 여자 야구대회가 열리는데, 이런 대회에 참가해 우승하는 것을 구체적 목표로 삼고 있다"며 "명확한 동기부여를 위해 방출 룰을 만들었다. 어쨌든 돈을 받고 방송을 하는 것이니 프로경기와 다를 게 없다고 여겼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강숙경 작가도 신 PD와 마찬가지로 남다른 열정을 내비쳤다. "사회인 야구가 49팀이나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 여자 야구선수들의 시합을 영상으로 촬영했는데, 선수들이 몰입하는 모습과 소리를 듣고 한 20번은 돌려본 것 같다. 정말 멋졌다. 각자의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분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면 어떨까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 ◆ "'여자 야구' 알리겠다"…사명감으로 뭉친 '올타임 레전드' 단장직으로 합류한 박세리는 "골프는 본업이라 익숙했지만 야구라는 새로운 종목, 그것도 단장으로서의 역할이 굉장히 부담스럽긴 했다"며 "큰 용기가 필요한 만큼 도전 자체를 높이 산다. 운동선수들이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야구를 잠깐 해봤는데 어렵더라. 선수 자리가 욕심은 나지만 못할 것 같다"고 웃어 보이며 "목표를 전국 대회 우승으로 크게 세웠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새 종목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가장 큰 주안점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주어진 일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며 "방송으로 시작했지만 방송이 아니게 된 것이다.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이다. 보면서 나도 한 번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구 레전드' 추신수는 감독으로 새롭게 도약한다. "은퇴 후 또 다른 제안을 받고 정말 설��다"던 그는 "감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야구가 처음인 선수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싶은 불안감이 컸다. 막상 해보니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와줬다. '블랙퀸즈' 감독직을 수락하길 잘한 것 같다. 저희 모두가 '여자 야구'에 대한 사명감으로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케줄 상 '야구여왕'에 함께하는 게 쉽진 않았다. 성별은 다르지만 여성 스포츠 선수들을 가르치는 건 색다른 도전이었다. 정점을 찍은 선수들인 만큼 뭔가 다르고,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야구인으로서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 여성분들도 야구를 좋아하시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직접 필드에 나와서 하시는 게 감격이었다. 한편으론 미안함도 들었다. 여자 야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고, 이분들이 이렇게 고생하시는 걸 몰랐다. 내가 다 죄송했다"며 "야구장 관중석에 앉아 응원하는 것도 정말 좋지만, 직접 유니폼을 입고 필드에 나가 야구를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을 계기로 여자 야구가 더 활성화되고 인기가 높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3> ◆ 핸드볼→육상 뒤로 하고…이제는 '야구' 핸드볼 선출 김온아는 "은퇴 후 많이 공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른 종목에 시도하는 힘든 결정이긴 했다. 실내에서 곱게 운동하다 야구를 하니 추울 땐 너무 춥고, 더울 때 너무 더웠다(웃음). 히터와 에어컨을 틀어주는 핸드볼경기장과 많이 달라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런가 하면 유도 선출 김성연은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의 차이를 언급했다. "구기 종목을 해본 적도, 팀 스포츠를 해본 적도 없어 굉장히 생소했다. 처음 야구를 접했을 때 제 실책으로 팀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게 가장 힘들고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제일 많이 성장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로의 실수를 보듬어주는 게 보람 있고 좋았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도 '야구여왕'에 합류했다. '육상계 카리나'란 별명을 가진 김민지는 "한화 이글스 팬이라 프로그램 제안을 받고 정말 하고 싶었다. 야구를 보면서 선수들 욕을 많이 했는데, 직접 해보니 욕이 안 나오더라. 너무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현역이다 보니 야구와 육상을 병행하기 어려워 연습을 많이 못 나갔다. 팀원들은 많이 성장했는데 전 제자리걸음인 게 많이 자극돼서 빨리 따라가려고 노력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야구여왕'은 25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